20220716sat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쁜 것은 없다. 그렇다면...

20220716sat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쁜 것은 없다. 그렇다면...

사진은 트러플향 잘 쓴 J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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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Jul 23, 2022·

2 min read

생각보다 세상은 수학처럼 딱딱 떨어지지 않는다.
날씨도 그렇고, 사람의 기분도 그렇고,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정답이 정해져 있거나 항상 똑같이 흘러가거나 하지 않는다. 다들 어느정도 피부로, 눈으로,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어떤 사건이 발생했거나,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순간에 드는 감정으로만 그 상황, 그 사람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오늘 있었던 일이다.

  1. 가이세키 음식점 3명 예약을 했었는데, 다른 한 분이 시간이 안 되셔서 남친이랑 나랑 둘이서 먹게 되었다.
  2. 음식점을 향해 가는데, 남친이 3번을 길을 잘못 들었다.(후에 내 폰이 차 블루투스에 연결되어 있어 네비게이션 안내음이 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3. 길을 잃어서 우연히 가게 된 곳은 우리가 평상시에 다니던 곳과 다르게 매우 한적한 동네였다.
  4. 음식점에 도착하여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20220716_124657.jpg
  5. 평소에 가던 곳이 아닌 분위기가 정말 엄청 좋은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20220716_165358.jpg

2번에서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라 배가 많이 고파서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지만, 남친이 최근 들어 회사 일로 바빠 많이 피곤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말하며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그런데 3번처럼 집이랑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인데, 매우 한적하고 평화로운 동네가 나왔고, 도시의 혼잡함에 좀 지쳐 있었던 우리는 약간의 서치를 하여, 자주 가던 뷰 좋고 사람 많은 카페가 아닌 좀 한적한 동네의 카페를 가게 되었고, 그게 5번이다. (맛집 서치는 남친이 전담하고 있다. 그냥 즉석해서 골라도 한번도 맛이 없던 적이 없다. 단, 한번도.)
길을 잘못 든 것은 음식점에 가는 일만 생각했을 때,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 맞다. 그 순간에는 맞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길을 잘못 들지 않았다면, 5번의 카페는 지금 내 인생 카페 리스트에 올랐는데, 아예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사실 1번도 그렇다. 3명 예약했지만 2명이서 먹게 되었는데, 이건 또 이거대로 좋았던 것이 남친이랑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 얘기 저 얘기하며 식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엄청 단순하고 진부한 얘기인데, 안 좋은 일이 닥쳤을 때, 그렇게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 없다. 대부분의 위기는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그렇다고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그 때 드는 감정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틀린 감정이라는 것은 없으니까, 본인의 감정을 회피하고 억누르라는 것이 아니고, 정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쉽지는 않다. 솔직히 어려운 편이다. ㅋㅋㅋ 좀 더 방법론적으로 말해보자면, 좀 불편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잠시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보자. 잠시 감정을 내려놓고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우리가 자신의 일보다 남의 일을 더 잘 해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금 더 문제를 해결하기 수월해질 수도 있고, 문제가 아닌 새로운 기회였다는 것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이런 관점도 괜찮다. 우린 살면서 그냥 가만히 있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험치가 1씩 증가하는데,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이벤트가 발생하면 경험치가 배로 혹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 수치는 본인들이 정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