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주행을 마친 나의 아저씨.. 각자의 고민거리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보면서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들이 이런 것들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나이를 먹는다고 힘든 것이 없는 것도 아니고, 모두 성숙해지지 않는다. 삶은 고통이 기본값이기 때문에 다들 그렇게 저마다의 고통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박동훈과 이지안의 사랑에 대해 극 중 박동훈의 아내 윤희와 그 상간남 도준영은 이지안의 사랑을 남녀 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듯 한데,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박동훈 삼형제는 이지안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는 사람들이다. 박동훈의 형인 상훈도 처음에는 어린 회사 여직원이 동훈을 좋아하는 것 아니냐며 놀리지만, 이지안을 알고 나서부터 그런 장난을 치지 않으며, 누가 부탁한 것도 아닌데 지안의 할머니의 장례식에 자신의 평생 소원을 위해 모아뒀던 돈을 전부 다 써버린다. 또, 동훈의 동생인 기훈도 그런 성격이라는 것을 볼 수 있었던 부분이 부모가 버린 아이들이 살아가는 영화를 보려고 했다가 마음이 아파서 바로 꺼버렸다고 했다. 이런 것들을 미루어 보아 이 아저씨들은 상속포기를 하면 빚을 안 갚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 알려줄 어른이 주변에 하나 없는 도움이 필요한 이지안을 가만히 둘 수 없었던 것이고 당연히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럼 사랑이 아닌 것이냐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대상에 마음이 계속 쓰이고 그 대상을 위해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둘은 사랑한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지안이 도준영이 박동훈을 갖고 협박할 때, 이지안은 자신을 제일 힘들게 했던 살인자라는 낙인이 자신한테 힘이 되기도 한다는 부분에서 박동훈을 안식처,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남녀 간의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은 맞는다고 생각하고 굳이 따지면 가족, 친구 간 사랑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에로스만은 아니고, 아가페나 필리아적 둘 중 하나인 듯.
이지안을 도와줬던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청소부 할아버지, 해커. 그런데 적극적으로 끝까지 이지안의 짐을 전부 내려놓을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을 준 건 동훈과 동훈의 주변 사람들인 우리가 보통 기대하던 어른들. 이지안이 저지른 죄를 그냥 숨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경찰서에 가고 뉘우칠 수 있게 해주고, 진짜 바른 길을 갈 수 있게 하는 정말 지안을 위한 도움을 준다. 이제보니 이런 어른들이 되라는 메세지도 있는 건가?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은 언제나 고통받고, 우리가 먼저 겪어본 고통이니, 내 앞에서 문을 잡아준 사람처럼 너도 뒷사람을 위해 잡아줘라 이런... 남을 도울 수 있는 것도 물질적인 것이 아닌 내면의 여유가 있어서이다.
뭐 아무튼, 지안이 동훈을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지안의 믹스커피가 카페 커피로 바뀌었고, 밥 좀 사주죠에서 밥 사고 싶다고 , 그리고 동훈은 처음으로 먼저 악수를 청하는 곳에서 동훈은 지안을 어른으로 대하게 된 것 같다.(수정ㅇ중)